병천 순대국밥 한 그릇
이종근
추석 대목에 이르는 오일장,
마음 내키듯 달려온 아우내장
야채와 과일, 생선의 제수 물가는
천장 높이만큼 헤아릴 수 없이 치솟아
여태껏 지갑을 열지 못한 두 바퀴째,
허기진 배를 움켜쥐고
그냥저냥 장터식당에 걸터앉아
오소리감투, 새끼보 적절히 섞은
병천 순대국밥 한 그릇 한다
김치 깍두기와 부추무침,
다진 마늘과 땡고추,
새우젓 넣어 숟가락으로 휘젓는
뚝배기 너머로
조선족 아줌마의 카랑카랑한 입담과
시골 노인의 막걸리 한 잔 오가는 정담이
민족의 피 끓는 동포애처럼
큼직한 눈동자가 추석에 아린다
낼모레가 성묘 가는 애틋한 그리움인데…….
추석 대목에 이르는 아우내장,
나는 아직 갈팡질팡 서성인다
<작가소개>
이종근시인
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(석사) 졸업함. 계간《미네르바》등단.《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》,《박종철문학상》,《부마민주항쟁문학창작공모전》,《국립임실호국원나라사랑시공모전》,《제주문학관개관기념문예작품공모》,《삼봉정도전문학상》,《월하김달진전국백일장》,《노산시조백일장》,《진주시조백일장》등에서 수상. 그리고 웹진《공정한시인의사회》2022년6월호(Vol.81)〈공시사의 시선〉에 선정. 아울러 2022년 <천안문화재단문화예술창작지원금>수혜.onekorea2001@naver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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